일상

서촌 코블러 위스키&칵테일바 방문 후기 그리고 영화 '소공녀'

굿쉐어링 2021. 5. 4. 07:00

 

 

저는 영화를 정확히는 '한국 영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극장에서 접하기 힘든 독립 영화도

찾아서 즐겨 보는 편인데요

2018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소공녀'는 평소

좋아했던 이솜 배우가 주연으로 열연을 펼쳤고

호기심에 찾아 보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큰 인상이 남아

이후에도 두 번 이나 더 감상을 하게 되었어요

극중에서 이솜 배우는 '미소'역을 연기하며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로 나왔는데요

 

 

이솜 배우가 극중에서 뼈저리게 가난한 역할로

나오며 치솟는 물가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담배와 위스키 한 잔이었어요

같은 영화를 세 번 정도 보다보니 이솜 배우가

위스키를 마시는 공간이 궁금해졌고 저는

'영화 소공녀 술집'을 검색하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방문 후기를 남겨놓은

글이 보였고 그곳이 바로 서울 서촌에 위치한

'코블러'라는 술집인 것을 알게 됐어요

동시에 이솜 배우가 마시던 위스키가

'글렌피딕 15'라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서촌 코블러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2길 16(내자동 157 단독 1층)

매일 19:00 - 03:00 1월 1일 휴무

일요일 18:00 - 02:00

경복궁역 7번 출구에서 170m

 

마침 서울에 다녀올일이 있어서 미리

서촌 코블러를 다녀와야겠다고 계획을 세웠어요

오전에 빠르게 스케줄을 마치고

경복궁역으로 넘어가

7번 출구로 나오니 멀지 않은 거리에

코블러가 있었어요

다만 골목길을 들어가야 장소를 발견할 수 있어서

저처럼 처음가는 분들이라면 조금

헤매실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네이버 지도를 켜고 서촌 코블러를

도착지로 설정한 뒤에

안내해주는 대로 찾아가는 것을 추천드릴게요!

 

 

평일 저녁은 19:00 오픈이라는 것을 모르고 조금

일찍 도착해서 주변을 배회하며 기다리게 됐어요

영화 소공녀에서 이솜 배우가 자신의 짐과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던

서촌 코블러 술집 입구 앞이었는데요

영화에서 보던 장소가 눈 앞에 펼쳐지니

기분이 묘해져서 잠시 기다리며 넷플릭스로

소공녀를 키고 장면을 찾아보기도 했어요

아마 저처럼 영화 소공녀를 보고 코블러를

찾으신 분들이라면 비슷한 기분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며 기대감이 차올랐던 것 같아요

 

 

오픈 준비가 거의 마무리 돼가는 것 같았고

정말 19:00에 칼같이 바로 입장을

허용해 주셨어요

보통 웨이팅이 지겹거나 힘들게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30분 정도를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서촌 코블러는 영화도 찾아보고 밖에서

오픈 준비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금방

들어가게 된 기분이었어요

 

 

안으로 들어오니 'Autumn leaves' 재즈 음악이

들려오며 술집 분위기가 고조되는 느낌이었고

눈 앞에 많은 술들과 바텐더 분들의 깔끔하고

정갈한 모습이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어요

저는 지인과 시간이 틀어져 혼자 방문하게 됐는데

대부분 커플분들이 많이 보였고 간혹

혼자오셔서 술을 음미하며 홀로 시간을

즐기는 분들도 보였어요

막상 와서 공간에 자리를 잡으니

혼자 오더라도 크게 즐기는데

무리가 없을 것 같았고

그것이 코블러의 매력이기도 했습니다

 

 

세 분 이상 오시는 분들은 이곳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주셨던 것 같아요

코블러는 인테리어와 조명 등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어서 눈도 즐거웠고

음악 때문에 귀도 즐거운 곳이었어요

영화 소공녀에서 이솜 배우가 왜 이곳을

포기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영화 소공녀에서도 잠시 스쳐 지나갔던

서촌 코블러의 액자인데요

그림의 분위기나 이미지가 장소와 매우

잘어울려보였고 공간을 한층

품위있게 느껴지게도 만들었어요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코블러는

실내 안에 화장실도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어

이용하는데 여러모로 편리했던 것 같아요

저도 역시 이솜 배우가 극중에서 주문해 마시던

'글렌피딕15'위스키를 한 잔 시키게 되었어요

바텐더분께서 혼자 어떻게 오시게 되었냐고 물어

영화 소공녀를 보고 궁금증에 찾아왔다고 하니

저희 매출에 소공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농담 섞인 이야기를 해주시기도 했어요

서촌 코블러의 독특한 점이라면 메뉴판이

없었다는 것이었는데요

모르고 방문하신분들은 조금

당황스러울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처럼 미리 마실 술을 마음먹고 가시거나

코블러의 프로 바텐더분들에게

메뉴를 추천받아 마시는 재미도 있습니다

가격은 대략 한 잔에 20,000원정도

나왔던 걸로 기억을 해요

사실 저는 칵테일은 가끔씩 즐겨마셔도

위스키는 문외한이라 글렌피딕 15년산의 맛을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위스키가 익숙하지도 않고 생각보다

글렌피딕 알콜이 강해서 처음 맛보시면

칵테일과는 다르게 맛이 부담되거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밝혀보아요

다만 바텐더분에게 들었던 설명에 의하면

글렌피딕은 도수가 40도정도이며

싱글몰트 위스키중에서는 가장 베스트 메뉴 중에

하나로 많은 분들이 찾는 술이라고 했어요

글렌피딕 위스키와 함께 질좋은 소고기를 몇 점

주시기도 했는데 사진에는 담지 못한 것 같아요

(동영상에는 살짝 보이네요)

동시에 코블러 파이와 호두 견과류를 주셔서

여러가지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아이리쉬 위스키로 바텐더분의

추천으로 마셔보게 된 술인데요

위스키 이름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 것이

흠이라면 흠인데 개인적으로 글렌피딕보다

조금 더 가볍게 마시기 괜찮았고

같이 주셨던 초콜릿과 궁합이 잘맞았어요

이제 위스키를 입문한 단계다 보니

다양하게 마셔보면서 제 입맛에 맞는

술을 찾아야 할 것 같았어요

제가 느낀 위스키의 장점은 맛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술을 마시기에

지친 제 자신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느낌이었고

평소 마시던 소주나 맥주처럼

과음을 하지 않게되어 다음 날

부담없이 좋은 컨디션으로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었어요

서촌 서점에서 구매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고양이를 버리다'를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데요

책 분량이 그리 많지 않아서 오전 남는 시간에

금방 집중해서 완독 할 수 있었어요

마침 옆자리에 앉아있던 분이 저처럼 혼자 오셨고

매달 한 번씩은 꼭 서촌 코블러를 방문하신다며

친절하게 먼저 저에게 대화를 걸어주셨는데요

위스키를 마시며 홀로 이병률 시인의 책을

읽고 계셨던 것이 눈에 보였어요

알고보니 저처럼 가끔씩 알콜과 함께 책을

읽으시는 것 같았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마침 이번 신작은 아직 읽지 않으셨다고 하여

저는 감사함을 표시할겸 즉석에서 책을

선물로 드리게 되었어요

사진에는 못담았지만 제가 옆자리 분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쯤에는

위스키에서 칵테일로 메뉴를 바꿔서

'김렛'을 마시고 있었는데요

김렛 칵테일 같은 경우는 제가 추리소설 책인

레이먼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을

읽으며 알게 된 술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김렛을 제대로 만들 줄 모르네요.

진에다 라임이나 레몬주스를 넣고 설탕과 비터스를 조금 뿌리고는 김렛이라고 부르는군요.

진짜 김렛은 진과 로즈사의 라임 주스를 반반 섞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아야 돼요.

-'기나긴 이별 ,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중-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번역도 하고

레이먼드 챈들러가 본인의 영웅이었다고

표현하여서 궁금증에 접하게 됐었는데요

제가 이러한 이유로 김렛을 주문했다고 하니

옆자리 분도 기나긴 이별을 읽으셨던 분이었고

그렇다면 반드시 일반 김렛이 아닌

'챈들러 김렛'을 마셔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책 선물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옆자리 분이

챈들러 김렛을 주문해주셨고 저도 기분좋게

맛을 볼 수 있었어요

일반 김렛이 달달한 음료수 같이 느껴졌다면

챈들러 김렛은 알콜이 더 강하고 진한

진짜 술처럼 다가왔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챈들러 김렛이 제 입에 더 잘맞았고

마음같아서는 한 잔 더 주문해서 마시고 싶었지만

이미 위스키 두 잔과 칵테일 두 잔을 마셨기에

더 이상 과음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취기가 많이 올라왔고

잠시 바텐더 분과도 대화를 나누다가

술잔이 빈 것을 확인하고 계산 후 자리를

나올 수가 있었어요

서촌 코블러 위스키&칵테일바를

다녀 오고 느낀점은

꼭 소공녀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특별한 분위기와 맛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고 서촌 코블러만의

무드,음악,술,바텐더 분들의 서비스까지

한 번 찾게 되면 재방문 의사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곳이었어요

저도 다음번에는 기회가 되면 이성과도 같이

가보고 싶어질만큼 잊지못할 장소로

남게 될 것 같아요

코블러는 서촌뿐만 아니라

연희동에도 생겼다고 들었는데

두 곳을 한 번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네요

저는 조만간 다시 영화 소공녀를 보며

서촌 코블러를 추억해보려 합니다

이 쯤에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